왕좌로 가는 길

문보경, 갑자기 나타난 보물

철투쌤 2023. 11. 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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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의 3루수

 엘지 트윈스의 3루수는 누구인가? 기억나는 3루수는 송구홍 선수, 이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 나이 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엘지 3루수는 송구홍만 기억납니다. 이 어려운 자리를 지나간 수많은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옆집에서 포텐을 터트린 양석환이 최근 인물이고, 그 이전에는 유틸리티로 활약하는 김민성이 있고, 또 이전에는 정성훈, 히메네스, 김상현, 이종열, 한대화, 그리고 김선진 선수 등이 있었습니다. ! 이 포지션 추억 돋는구나. 방금 언급한 선수들은 모두들 엘지에서 포텐을 터트렸다기보다는 다른 팀에서 포텐을 터트리고 엘지로 왔거나 엘지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다른 팀에 가서 포텐을 터트린 경우입니다. 바로 이런 자리가 엘지 3루수 자리입니다.

 엘지 3루수 출신이 선수로서 가장 성공한 이는 바로 김상현입니다. 김상현은 트윈스의 3루에서 클러치 알까기로 유명했습니다. 김재박 감독의 양아들이냐며 당시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는데, 기아로 가서는 홈런왕에 우승까지 했고, 말년에 아름답지 못하게 은퇴했지만 그라운드 안팎으로 임팩트 있었던 선수입니다. 한대화 선수는 선수 때는 잘 했지만 하필 한화 이글스 감독이 되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습니다. 송구홍 선수는 엘지 트윈스의 단장직을 맡기도 했습니다. 2루수 이미지가 강한 3루수지만 실제로는 유틸리티인 이종열은 육성군 코치, 해설위원을 거쳐 삼성 라이온즈의 단장이 됩니다. 엘지 출신 선수들 벌써 3명이 단장이 되었습니다. 이중에서도 아마 최고는 명석하신 차단장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작년에 엘지에서 적토마를 데려간 삼성이 이번에는 단장으로 단추 이종렬을 데려갔습니다. 과연 단추 이종열이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잘했으면 좋겠는데 잘 못 했으면 좋겠는 이 심정은 아마도 삼성이라서 그럴 것입니다 이렇게 힘든 자리가 엘지 트윈스 3루수 포지션인데, 이 자리를 갑자기 나타난 타격에 좀 재능이 있는 선수가 품어버렸으니 이름하여 문보물, 문보경이다. 지금부터 문보경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보경, 그는 누구인가

 문보경은 20007월생으로, 우투좌타이며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92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엘지에 드래프트 되었습니다. 3루수가 주 포지션이고 가끔 1루와 2루도 맡습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3루는 노시환에 밀려서 1루수로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문보경은 교과서적인 타격폼과 깔끔한 스윙을 하는 선수로 컨택이 뛰어나고 선구안도 좋습니다. 또 득점권 상황에서 출루를 잘 하는데, 23시즌에 10홈런 중에서 9개가 동점 내지 1점차에서 나온 것으로 타점 영양가가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문보경이 김현수에게 타격은 자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하고, 또 고등학교 감독은 문보경이 고3 시절에 이미 어지간한 1.5군보다도 잘 친다고 했다고 하니 문보경의 타격은 업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문보경은 수비도 괜찮았습니다. 3루수 포지션에서 최상위권 수비를 보였습니다. 동년배의 키움에 김휘집, 한화의 노시환, 롯데의 한동희 등에 비해 수비력이 좋아서 WAR값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이렇게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이 수비력이 22시즌까지라서 그렇습니다. 23시즌에는 폭망 수준의 수비력을 보여줍니다.)

 

문보경, 시즌별 기록

 타격도 되고 수비도 되는 이런 젊은 선수를 엘지는 갑자기 뚝딱하고 얻게 됩니다. 수많은 내야수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져갔는데, 오죽했으면 선발로 자리잡아 가던 정찬헌을 내주고 2루수 서건창을 영입했겠습니까. 그런데 문보경은 갑자기 툭하고 등장해서 내야 한 자리를 차지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알아서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제 이런 문보경의 시즌별 기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20192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드래프트 되었고, 전설의 엘지 19드래프티 일원이 됩니다2019시즌에는 팔꿈치 수술로 재활했고 7월 말에야 2군 경기에 나갔습니다.

 2020시즌에는 퓨쳐스에서 3할을 넘는 타격감을 보였지만 1군에는 올리지 않습니다. 20시즌 후에 입대 예정이었는데 영장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아마도 전화위복이 된 것 같습니다.

 2021시즌에 육성 선수 신분이어서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4월에 2군을 폭격하다가 5월에 정식선수가 되고 1군에 콜업되었습니다. 데뷔 첫타석에서 삼성 김윤수에게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양창섭(엘지는 드래프트에서 양창섭을 거르고 김영준을 택한 과거가 있습니다.)에게 4구를 세 번째 타석에는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첫타석에서 뷰캐넌에게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는데, 당시 뷰캐넌은 MVP급 활약을 하고 있었으니 엘지도 삼성도 모두가 놀란 한방이었습니다. 이렇게 데뷔하자마자 문보경은 팀 타격에 신바람을 불어넣으며 주전 자리를 차지하려고 용쓰기 시작했습니다.

21시즌에 1루수로 주로 출전했고 107경기, 278타수, 타율 238홈런, 39타점, OPS 0.701, WAR 1.06을 기록하면서 자기 몫은 충분히 한 시즌을 보냅니다.

22시즌에 주전 3루수가 되었고 126경기, 406타수, 315, 9홈런, 56타점, OPS 0.833, WAR 4.02를 기록하며 주전이나 올스타 선수급 활약을 했습니다.

23시즌에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따고 병역을 해결했습니다. 다만 22시즌에 비해 타격도 좀 쳐지고, 수비력은 꽝이 됐습니다. 주전 3루수로 131경기, 469타수, 31, 10홈런, 72타점, OPS 0.825, WAR 4.13을 기록했습니다. 확실한 주전이 되고 있습니다.

 

문보경, 노력하고 탐구하는 자

 문보경은 22, 23시즌에 분명히 KBO리그에서 주전에 걸맞은 WAR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보경의 기록을 보면 타율도 좋고 타점은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이 문보경의 장점입니다. 간혹 타율은 높고 타점이 낮은 선수가 있는데, 결국 야구는 1점을 더 내는 경기이므로 타율이 조금 낮더라도 타점이 높은 선수를 좋은 선수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장점을 지닌 성장하는 문보경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비 지표입니다. 앞에서 문보경이 수비도 되고 타격도 되는 선수라고 했는데, 올해 실책을 무려 20개나 했습니다. 어떤 이는 수비코치가 바뀐 뒤로 잔실수가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유는 본인만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문보경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탐구하는 선수이니 이것도 잘 극복할 것이라고 봅니다.

 가자! 엘린이, 우리에게 우승을 가져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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