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로 가는 길

켈리, 잊힌 유망주에서 잠실 예수로

철투쌤 2023. 11. 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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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유틸리티

 김민성을 '슈퍼 유틸리티'라고 했더니, 딱 그 유틸리티라는 말 때문인지, 김하성이 MLB에서 유틸리티부분 골드글러브를 받자, 어떤 손님이 이 김민성의 글을 읽으러 들어오셨습니다. 본의가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낚으려고 낚은 것은 아니란 말씀을 드립니다 켈리’, 지난주에 MLB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의 실질적 에이스로 던졌던 머렐 켈리가 아닙니다. 손석구가 광고하는 맥주 켈리도 아닙니다. 엘지에서 무려 5년을 뛰고 있는 케이시 켈리입니다. 이런 저런 성씨로서 켈리는 많은데, 그 뜻은 전쟁의 자손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이런 수많은 켈리중에서 이제 한국시리즈 엘지 트윈스 1선발을 맡을 케이시 켈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켈리, 케이시 켈리는 누구인가

 케이시 켈리는 198910월생으로 플로리다 출신이며 200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0번으로 보스톤에 입단했습니다. 한국 리그의 1라운더도 대단한 영광인데, MLB리그에서 1라운더였습니다. 켈리는 입단 후에 타자를 고집하다가 부진해서 투수로 전향했고, 마이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유망주 평가에서 레드삭스 유망주 랭킹 1위를 유지했습니다. 다들 보는 눈이 있으니 이 선수가 조금 부진해도 언젠가 터지면 대박이라고 봤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켈리는 터지지 않았고, 이후 계속 미국에서는 포텐이 터지지 않아 센디에이고, 애틀랜타, 센프란시스코를 거쳐 2019시즌부터 엘지 트윈스에서 뛰고 있습니다.

 켈리는 평균 구속 146Km정도를 던지고, 포심과 약간 차이 나는 투심을 던지는 것이 강점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며, 투구폼도 일정하고 커맨드 능력이 좋습니다. 투수로서는 거의 완벽한 수준인데, KBO리그에서 뛰는 것일까요. 아마도 구속이 5Km 정도만 더 나왔다면 미국에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리그에서는 저 정도 던지면 최고지만 바로 저 정도 던지는 류현진이 미국에서 간혹 탱탱볼처럼 홈런 맞는 모습을 보셨다면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아무튼 켈리의 구속은 MLB수준에는 조금 모자란 트리플A에서 쿼드러블A(AAAA) 정도 수준일 것 같습니다.

 

켈리의 여정

 무려 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에, 보스턴 팜에서 유망주 랭킹 1등을 하던 케이시 켈리는 빅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습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뛸 때 봤었던 애드곤조의 보스턴과 SD간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앤서니 리조와 함께 SD로 트레이드 되었습니다. 2012시즌에 SD에서 메이저 6경기 29이닝 23패 방어률 6.21을 기록했고, 2013시즌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통으로 날려버렸습니다. 2014시즌에는 마이너를 전전했고, 이후 팀도 옮겨가며 성적은 나오지 않았고, 마이너 성적도 딱히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엘지 트윈스는 무엇을 보고 이 선수를 데리고 온 것일지 궁금합니다. 그 답은 2018년에 있습니다. 2018년 켈리는 수술한 지도 좀 시간이 지나서 그랬는지, 샌프란시스코 트리플A에서 109, 방어율 4.76, 24게임 136이닝에 WHIP 1.42를 기록합니다. 트리플A가 타자 천국, 투수 지옥이라는 것을 아시는 팬들이라면 이 기록이 가치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2018년에 메이저 리그 기록을 포함하면 켈리는 160이닝을 던졌고 조금 낮은 수준의 리그라면 이닝이터가 될 자질을 보여줍니다. 아무튼 폭망 수준의 1라운더 유망주는 미국에서 실패하고 기회의 땅 한국으로 왔습니다. 여기서 보스턴 유망주가 핀스트라이프 팀으로 왔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켈리, 한국 야구 리그를 갖고 놀다

 미국에서 통하지 못한 1라운더 유망주 켈리는 2019년부터 한국 리그를 완전히 씹어먹지는 못했지만 나름 갖고 놀았고, 7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던진 기록도 세웁니다. (이 기록을 세운다고 몇 게임은 날려먹은 경우도 있고, 꾀돌이 감독이 기록 세워주려고 그랬는지, 외국이 에이스 체면 때문에 그랬는지, 한 게임 한 게임이 중요할 때도 켈리는 쳐맞아도 5이닝을 지켜주려고 했었습니다.) 

 이제 케이시 켈리의 기록을 한번 보겠습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을 뛰었으나 211, 방어율 5.46 26게임에 12선발이었고, WHIP 1.65였습니다. 한국에서는 2019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5시즌 동안 144경기에 144선발에 6838패를 기록하고 평균 3.08방어율에 WHIP 1,17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선수가 수술도 하고 나이도 야구를 잘 할 나이가 되긴 했지만 리그 수준을 무시 못한다고 봐야겠습니다

 

켈리, 잠실 예수가 되어 우리에게 반지를 가져와 줘

 켈리는 그 헤어스타일 때문에 잠실 예수로 불립니다. 물론 팀의 구세주이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말썽없이 꾸준하게 던져주는 외국인 투수가 잘 없습니다. 아주 잘 하면 미국으로 돌아가거나 일본에서도 컨택이 왔을 것 같은데, 켈리는 떠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엘지에서 던진 첫해에 기록이 준수했기 때문에 린드블럼이나 머렐 켈리처럼 떠날 수도 있었지만 켈리는 한국이 좋다면서 남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남은 켈리는 잘 던졌고, 신망은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꾸역꾸역 던지고 던져서 켈리는 엘지의 외국이 에이스가 되었고, 그 사이 그의 파트너였던 타일러 윌슨, 수아레즈, 플럿코 등은 떠났지만 그는 남았습니다. 두산에 니퍼트가 있듯이 아마도 켈리는 엘지의 켈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올해 우승이 영원한 켈리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켈리 부탁할게. 우리에게 반지를 가져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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