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로 가는 길

유영찬과 박명근, 불펜의 구세주

철투쌤 2023. 10. 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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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찬 선수

불펜의 구세주 등장하다

 23년의 엘지 트윈스 불펜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렇습니다. 지난 4년간 정말 잘 해왔던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 이들이 있었으니 리그 최강 불펜의 위용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비시즌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빈틈이 없을 것 같았던 불펜은 정규시즌 시작과 동시에 박살이 났습니다. 고우석은 WBC에서 한 게임도 던지지 못하고 몸져누웠고,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줄 알았더니 또 부상으로 쉬게 되었습니다. 정우영은 또다시 투구폼을 교정하러 갔고, 왕년에 이대형 선수가 타격자세 고치듯 정우영은 투구폼을 고쳐가면서 구속도 잃고 공의 운동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정용, 불펜 이정용은 맛이 갔는지 더는 위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것은 공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더 커 보였습니다. 고우석이 빠진 자리에 공이 빠르고 안정적인 이정용을 넣었는데, 마무리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는지 몇 번 게임을 터트리더니 정신력이 나가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엘지 트윈스는 정규리그 시작과 함께 리그 최강 불펜이 세 명이나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심지어 지난 2년간 좌완 사이드암으로 한 이닝씩은 꾸역꾸역 막아주던 김대유가 박동원 보상선수로 기아로 떠났으니, 이건 뭐 불펜 전멸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위기 상황에는 구세주가 등장합니다. 바로 유영찬과 박명근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유영찬과 박명근입니다.

 

유영찬, 혜성처럼 등장한 우완 강속구 투수

 혜성처럼 등장한 유영찬은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등장하여 그 어렵다는 엘지 불펜의 에이스가 됩니다. 어지간해서는 그를 뚫지 못했고 뚫리는 날에는 또 유영찬 옆에 고졸 신인 박명근이 있었으므로 어지간해서는 점수를 주지 않았습니다. 엘지에서는 분식회계를 하기 힘든 한 해였습니다.

 

유영찬은 누구인가

 유영찬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3순위 전체 43순위로 엘지가 지명합니다. 2020시즌 종료 후에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22년 시즌 7월에 퓨처스리그에 복귀했지만 기대할 만한 기록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유영찬은 배명고, 건국대 출신이고 4학년 때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프로에 지명을 받았습니다. 명석하신 차 단장님과 스카우트 팀의 혜안으로 보입니다. 누군가는 유영찬이 구속도 좋고 체격도 좋아서 드래프트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유영찬은 투구자세가 부드럽고 최대 150을 찍고 평균 140대 후반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입니다. 속구를 많이 던지고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간혹 던집니다.

 올해는 풀타임 첫해인데 67경기 68이닝 631홀드 3.44방어율을 기록했고, 1.40WHIP를 기록했습니다. WHIP 기록이 1.40을 넘으면 좋지 않다는데, 유영찬은 전반기에는 기록이 좋다가 후반기에 많이 까먹은 터라 이 글에서는 좋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올해는 풀타임 11년 차였는데, 내년에 뻗을까 봐 조금 불안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유영찬은 제가 올해 본 것이 전부고 힘든 상황에 올라와서 깔끔하게 막거나 처맞거나 시원시원하게 투구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 선수입니다. 1군에서 살아남기도 힘든데 70이닝 가까이 던졌다는 것은 놀라운 성적을 거둔 것입니다. 내년에도 승승장구했으면 합니다. 물론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는 후반기처럼 맞으면 안 됩니다.

 

박명근 선수

박명근, 대형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

 지난 겨울에 염경엽 감독과 박명근 선수와의 예전 인연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습니다. 선수는 감독 빨이라더니 이 선수는 아직 1군도 되지 않았는데, 감독이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아마추어 선수를 뽑아야 했을 때 기술 위원장이었던 염경엽 감독이 박명근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로 인해 한 해가 연기되어 올해 열리긴 했지만, 그 당시 추천한 선수가 엘지에 지명되고, 당시 기술 위원장이 엘지 감독에 선임되어 왔으니 인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감독이 박명근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봤고, 신뢰했으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박명근은 신인답지 않게 정말 잘 던졌습니다. 어떤 팬은 박명근을 갈아 넣었다고 표현합니다. 저도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이 되면 박명근이 올라옵니다. 박명근은 체구가 작아서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감독은 위기를 이겨낸 박명근을 향해야 한 단계 성장했다는 말만 할 뿐입니다. 이러다가 내년에 뻗을까 봐 걱정됩니다.

 

박명근은 누구인가

 라온고등학교 출신의 박명근은 2학년 때부터 많은 경기에 나와서 이름을 알렸고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보여주었습니다. 2학년 때 에이스가 되었고 3학년 때 거의 51.2이닝을 던졌는데 방어율을 무려 1.21이었습니다. 올해 57경기에서 51이닝을 던졌는데, 박명근은 고등학교 때에도 50이닝씩은 던졌던 선수였습니다. 박명근은 강속구 사이드암 전국 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23년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7번으로 엘지 트윈스가 지명했습니다. 지명 순번이 밀린 것은 역시 작은 키 때문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하드웨어가 약하면 부상에 취약할 것 같아서 그런가 봅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 신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하게 되었고 시범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습니다. 시즌 끝에 나온 기록으로는 57경기 51이닝 435세이브 9홀드 5.08 방어율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전반기에 잘하다가 신인 관리 차원인지 후반기에 좀 덜 던지게 했습니다. 박명근은 전반기에 상당히 좋았는데, 저 위에 보이는 방어율은 KT 전에 약한 것이 반영된 것이라 모두 믿을 수는 없습니다. 하필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KT던 성적이 나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만 상성이 맞지 않는 팀이 있다는 것은 성장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전반기 기록만 보면 신인왕도 노려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문동주와 윤영철이라는 선발 자원과 김민석, 윤동희 같은 선수들도 있었으니 어려웠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박명근 선수도 한 해 씩씩하게 잘 던졌습니다. 내년에도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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