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 책을 읽고 불과 10초 만에 앗! 하는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제목에 대한 내 오해에서 비롯한 것이다. 한자와 나오키가 두 사람이 아니었다니. 이 글을 읽고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그것을 알았을 때의 놀라움을 뺐었다는 점 깊이 사과한다. 나름 스릴러 소설이라 주인공과 그의 조력자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한자와 나오키는 한 사람이었다.
놀라운 작가, 이케이도 준
이케이도 준. 최근에야 일본 소설을 읽기 시작한 나로서는 이 이름이 생소했다. 그런데 대단히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한 소설이 수백만 부나 팔렸고, 새책이 나올 때마다 드라마, 영화화 되는 대단한 스토리텔러.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었다. 이런 순식간이다. 그 흔한 살인사건 하나 없이 긴장감을 유지하는 재미. 좋은 소설이다.
이렇게 재미난 소설을 이제야
책을 손에서 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허리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그런데 정말 넷플릭스를 빈지 워칭하듯, 이 책을 후루룩하고 다 읽고 말았다. 남는 것은 아쉬움이요, 기대되는 것은 다음 편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1권 더 빌려왔다는 것에 안도했고 한편으로 밤늦게 읽기 시작했다가는 내일 하루 컨디션이 엉망일 것이라 생각하여 다음날 읽기로 했다. 이렇게 책 읽기가 기대되다니,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책이 재미있다고 했는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온통 드라마 이야기 뿐이다. 동명의 드라마가 히트한 모양이다. 어쩐지 한자와 나오키가 눈에 익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서핑하다가 여러 번 일드 추천메뉴에서 보았기 때문에 익숙했던 것이다.
한자와 나오키 이야기
한자와 나오키는 은행원 이야기다. 절대 굽히지 않는 은행원. '뱅커'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맡은 회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뱅커의 신념을 지키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1권은 한자와가 근무하는 은행 지점에서 대출을 하게 되고, 그 대출을 받은 회사가 부도가 나고, 사장은 잠적했으며, 모든 책임은 대출 담당이 한자와가 지게 된 상황에서 한자와가 영웅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내용이다.
전직 은행원 출신인 이케이도 준의 은행 사무와 은행 내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손에 땀을 쥘 정도의 흥미를 준다. 그리고 한자와 주변에는 끊임없이 그에게 이쯤에서 그만해라. 그러다가 너만 다친다는 일상에서 흔히 들을 법한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하지만 소설답게 한자와답게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독자들이 쾌감을 느낄 것이다.
살인 사건없이 이렇게 긴장감을 유지하며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울 뿐이다. 은행 내 이른바 끈을 활용해 자신의 부하를 찍어누르려는 지점장, 그런 지점장의 의도에 맞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저항하는 주인공. 너무도 강직하므로 비현실적인 주인공 캐릭터가 멱살 잡고 완주하게 한다. 적당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앉은 자리에서 완독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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