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로 가는 길

허도환, 저니맨이자 백업 포수이며 반지 수집가

철투쌤 2023. 11. 1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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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의 포수될 자, 누구인가

 김동수, 조인성 이후에 엘지는 제대로 성장한 포수가 없었다. 마치 롯데 자이언츠가 돈 좀 아끼려다가 강민호라는 국대 포수를 보낸 뒤로,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듯이, 엘지도 조인성 이후에 유강남이 등장할 때까지 포수 포지션은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조인성 이후, 이 자리를 지나간 이들을 보자. 우선 윤마린 윤요섭, 다음으로 삼성에서 떠나온 현포 현재윤, 이들은 나름 공격형 포수인데, 그렇다고 리그 탑급 포수는 아니었다.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리고 조윤준, 김재성은 나름 열심히 키워보려 했으나 성장하지 못했고, 이때부터 백업 포수는 외부에서 데려오려고 했던 것 같다. 주전 포수에, 경험 많은 백업 포수, 그리고 신인 포수. 이런 조합에서 최근에는 22시즌에는 김기연이 조인성 코치에게 시끕해 가면서 배우고 있다. 그런데 김범석이 합류하면서 앞으로 김기연이 일취월장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나이 든 경력자 포수를 팀에 합류시키는데 아마도 그 시작은 최경철이었던 같다. 최경철 이후에 베테랑 포수의 필요성을 느꼈는지, 뜬금없이 부상이 많았던 정상호와 4년 계약을 했고, 정상호는 엘지에서 별 활약 없이 편하게 쉬다가 떠났다. 이후 이성우, 그리고 허도환까지 이어졌다. 이성우는 무명기간이 오래였는데 대기만성형 선수로 알려졌고, 최근에는 해설위원으로 데뷔도 했다. 말주변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좀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허도환이다.

 

허도환은 누구인가

 허도환은 200327라운드 전체 56번으로 두산에 드래프트되었다. 하지만 계약이 안 됐고 단국대에 진학했다가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한다. 20075월에 발도 느린데 홍성흔의 대주자로 들어갔다가 주루사했고, 이후 팔꿈치 인대 부상이 재발해 1군 기회는 없이 방출됐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11월에 신고선수로 프로에 재입성한다. 이때 넥센에 강귀태나 허준 선수가 포수로서 많이 부족했는지, 허도환은 타격이 부족함에도 수비에서 많은 활약을 해서 김시진 감독에게 호평을 받는다.

 2012시즌에 팀 주전포수가 되었고, 이 활약으로 허도환은 올스타전 서군 주전 포수가 된다. 가문의 영광이 아닐까 싶다 2013시즌에 박동원이 전역한 후 백업으로 밀렸다가 다시 주전이 되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교만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만하거나 말거나 플레이만 좋으면 괜찮은데, 플레이가 나빠졌다. 2014시즌에 연봉계약이 늦어지더니 이후 온갖 비판을 다 받았다. 시즌 시작부터 급소에 타구를 맞고 시작하더니, 타격, 블로킹, 도루저지도 0툴 포수라고 비판받았다. 결국 박동원에게 밀렸다.

 

허도환, 저니맨의 시작, 누군가의 백업 포수

 20154월에 이성열과 함께 한화로 트레이드 되었다. 한화로 트레이드 된 뒤에는 나름 열심히 했느나 로리타 김성근 감독님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20162차 드래프트로 차일목이 한화로 오자 2군을 지켰고, 조인성이 부상으로 1군에 왔는데도 출전은 못했다. 2017시즌에는 한화에 최재훈이 오면서 1군으로 콜업되었다. 그리고 이 해에 타율 225리에 OPS 0,701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2018시즌에 KBO리그 2차 드래프트로 SK로 이적했고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김광현의 공을 잡으며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에 서 있었다 2019시즌에는 이재원의 백업이었고, 시즌 후에 KT위즈로 이적했다 

 2021시즌은 62경기 타율 276리에 OPS 0.729를 기록했다. 한국 시리즈에서는 장성우가 주전 포수로 4경기 모두 출전했고, 팀이 우승했으나 단 1경기 출전을 못했다. 하지만 엔트리에 있었으므로 반지를 수집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지를 얻는다.

 

허도환, C급 FA, 반지수집가 본능

 그리고 21년 시즌 후에 FA가 되었고, 박해민 보상 선수로 김재성이 삼성으로 간, 엘지와 2년 계약에 계약금 2, 연봉 2억이라는 소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허도환은 무려 6개 팀을 이동한 선수가 되었다

22시즌이 시작되고 4월에 유강남의 체력 안배를 위해 플럿고 전담으로 선발 출전했고, 김윤식, 이민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면서 선발들의 안정화에 도움이 되었다. 토종 선발진과 호흡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다. 23시즌에 김기연과의 경쟁이 있었는데, 김기연은 타격, 도루저지, 블로킹 등 여러 면에서 실책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6월에 김기연이 말소되고 1군으로 콜업되었다. 이후 활약은 계속되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갔다. 놀랍게도 이번에 엘지가 우승하면 통신 3사에서 모두 우승을 함께하는 선수가 된다고 한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KBO통산 13시즌 826경기 출장, 1435타수, 213리를 기록하며 6개 팀을 옮겨다니며 백업포수로 활약한 허도환, 한때 객기로 워크에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만년의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포수가 되었다. FA에 성공해서 그런지 허도환은 엘지에서는 싱글벙글 웃고 다닌다. 이제 한 경기만 이기면 우승이다. 허도환이 꼭 통신 3사 우승 반지를 모두 획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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