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밍아웃

#6.개장수의 추억, 박현준(부산 트윈스팬 생존기)

철투쌤 2023. 12. 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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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느님의 추억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야구 선수는 죽어서 기록을 남긴다. 간혹 추억만 남기는 선수도 있다.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팬들 가슴에 크레이터급 배신감만 남기고 떠난 개장수, 개느님 박현준. 오늘은 그에 관한 애증의 썰을 풀어보고 싶다. (이 글은 2021년도 8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개느님의 프로 입문

 박현준은 2009SK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했다사이드암에 150Km을 던지는 유망주라 기대가 컸지만(150Km하는 순간 감이 오지 않나제구가 안 된다.) 2009년 시즌은 2군에서는 양민학살을 하다가도 1군에서는 볼볼볼질 하는 전형적인 한국형 AAAA선수(1.5). 2010시즌도 초반엔 빌빌거리다가 5월에 SK팬들을 (잠깐)놀라게 한 뒤 7월에 동수옹, 난세영웅, K로드, 이재영 대 윤마린, 김선규, 개장수의 43트레이드가이뤄진다(! 이 트레이드는 엘지의 미래를 위해서는 참 좋은 트레이드였으나, 우울했던 시절에 버팀목이었던 동수옹, 반짝 빛났던 게으른 천재 안치용, 멘도사 라인 따위 1도 생각않던 K로드를 보낸 추억 sale 트레이드였다.)  엘지로 이적한 후 개장수는 이전과 좀 다른 모습을 보였다야구에 눈을 뜨는 시기였을까. 드러난 지표는 그닥이었으나 역동적인 투구, 쇼맨십 때문에 다음 시즌 엘레발(엘지+설레발)을 기대하게 했다.

 

개느님의 전성시대

 2011시즌은 박현준의 선수로서 정점인 시즌이었다엘지가 지금처럼 프런트 위주로 운영되면서 팀의 앞날을 보고 선수를 관리했다면 (역시 명단장 차명석박현준도 투구수, 등판 일정 등을 관리 받으면서 오래 던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아무튼 2011시즌은 박현준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고 29게임 등판, 163이닝탈삼진 137, 1310패, 평균자책 4.18을 기록한다(풀타임 첫시즌에 160이닝 넘게 던진 것은 엘지가 트레이드를 잘했다는 것이고 드디어 국산 에이스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잠시)

 합산 기록이 이렇지 전반기에는 약간 과장을 보태서 언히터블 모드였다(6월에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였다.) 이때 그를 개장수가 아닌 개느님(개장수+하느님)으로 잠깐 불렀다.  별명이 '개장수'인 데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초딩 때 야구 배트가 갖고 싶어서 강아지 한 마리를 가져오면 배트를 준다는 야구 코치의 말을 듣고 할머니 몰래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를 건넸다는 이야기다(제대로 된 배트가 아니라 경기 중에 부러진 배트를 주더란다동심 파괴이자 사기다.)

 

개느님의 실수, 영구제명

 2012시즌을 준비하던 엘지팬들은 (선수들만 새시즌 준비하는 거 아니다. 팬들도 새시즌 구상한다고 겨우내 바쁘다 ㅎㅎㅎㅎㅎ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는데 히어로즈에서 틀드 해온 김성현과 에이스모드 박현준이 승부조작을 했다는 것이다김성현은 인정했고 박현준은 극구 부인하다 공항에서 실실 쪼개면서 들어왔고 결국에는 혐의를 인정했는데 (이로써 엘지는 선발투수 2명을 잃었다2011시즌 언히터블 모드의 경기에서 첫타자 볼넷을 걸고 승부조작을 했는데 내 기억하기로 박현준이 제구가 좋지 않아서 (~저 새퀴, 또 볼질로 시작하네마음의 소리로 시작했던 게임이지 싶다나중에 몇 번이고 그 게임을 돌려봤는데 마지막 공은 정말 아슬아슬하게 존에 걸치는 공이었다.(심판 재량으로 스트라이크를 줄 수 있었던 공이라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개장수는 영구제명을 당했고 최근에는 엘지유플러스에서 폰을 판다고 하며 한번은 KBO신인을 상대로 한 윤리교육장에 나타나 승부조작 했다가 자기처럼 된다고 강의도 했다86년생이라서 아직 30대인데 그 실력에 팔만 버텨준다면 아직 재미있게 야구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실력이 모든 커리어를 결정하지 않는다잠시 잠깐의 실수(?), 방심(?)이 선수의 삶을 이렇게 바꾸지 않나.

*이 글은 2021년 8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이 글을 다시 올린 오늘은 23년 12월인데 오늘 오전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계약을 한다고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9천억이 넘는 돈입니다. 한해 평균 900억이죠. 인생은 오타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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