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13

함덕주, 부활하는 자

함덕주, 부활하자 사실 함덕주를 데리고 올 때, 선발투수로 활용한다고 하기에, 함덕주가 원래 선발자원이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특별히 길게 던진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역시 야구 보는 눈들이 있으신 분들은 다른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함덕주의 트레이드 상대가 양석환일 때는 좀 아쉬웠습니다. 양석환은 팀에서 나름으로 열심히 키우고 있던 선수였고, 군대에도 다녀왔고 두 자릿수 홈런도 친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수를 보낸다는 것이 다소 아쉬웠고 결과론으로 보자면 이 트레이드는 대실수에 해당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팀에서 양석환이라는 선수에게 고정적인 자리를 주지 못했는데, 그것을 이겨내고 옆집으로 가서 성장한 양석환이 곧 다가올 FA에서 대박을 터뜨렸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기아나 삼성으로 가지 않..

신인 투수의 등장, 이민호와 김윤식

선발 투수가 귀한 KBO리그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를 키우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여러 구종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체력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5회를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KBO리그는 10개 팀이 운영되는데 팀마다 2명씩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투수로 쓰고 있습니다. 이들 외국인 선발투수 대부분은 마이너리그에서 두각을 보였는데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대체로 10억 안팎의 돈을 받고 KBO리그에 오고 이들의 성공 여부가 소속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한국인 선수는 선발투수 자리가 결국 3자리 정도만 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세 자리도 차지하고 꾸준히 던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그 자리를 차지하고 꾸준히 던..

오스틴, 파이팅을 부르는 텍사스 사나이

잠실 오씨 오스틴 '잠실 오 씨'로 불리는 오스틴은 엘지 트윈스의 23시즌 외국인 타자입니다. 첫인상은 좀 그랬는데, 파이팅 넘치고 한 번씩 큰 것도 날려주는 무엇보다 꾸준한 외국인 선수입니다. 한동안 엘지 트윈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선수입니다. 그럼 지난 몇 년간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볼까요? 엘지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는 잔혹사를 볼 것도 없이 늘 잔혹했다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옆집 두산과 똑같은 구장을 쓰는 데에도 불구하고 옆집에서는 잘 나오는 홈런타자가 신기하게도 엘지에는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엘지에서 공들여 키운 홈런타자들은 다른 팀으로 가거나 옆집으로 가면 또 빵빵 터졌습니다. 그러니 이것 무슨 팀과 홈런타자의 상성이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외국인 선수에서도 ..

유영찬과 박명근, 불펜의 구세주

불펜의 구세주 등장하다 23년의 엘지 트윈스 불펜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렇습니다. 지난 4년간 정말 잘 해왔던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 이들이 있었으니 리그 최강 불펜의 위용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비시즌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빈틈이 없을 것 같았던 불펜은 정규시즌 시작과 동시에 박살이 났습니다. 고우석은 WBC에서 한 게임도 던지지 못하고 몸져누웠고,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줄 알았더니 또 부상으로 쉬게 되었습니다. 정우영은 또다시 투구폼을 교정하러 갔고, 왕년에 이대형 선수가 타격자세 고치듯 정우영은 투구폼을 고쳐가면서 구속도 잃고 공의 운동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정용, 불펜 이정용은 맛이 갔는지 더는 위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것은 공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더 커 보였..

박동원, 홈런 치는 참치

포수 대이동의 시즌 2022시즌이 끝나고 KBO리그에서는 역대급 포수 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리그 탑 1, 2, 3, 4위 포수가 동시에 FA가 되면서 선수 가치는 천정부지가 되었고, 이들 포수를 보유한 팀은 이들과 계약할 것인지,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참전할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저는 엘지 팬이라 엘지 트윈스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사심이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2023시즌 전 포수 1순위는 양의지입니다. 수비, 투수 리드, 타격까지 갖춘 그의 이동은 올 한해 판도를 바꿀 만한 대 사건입니다. NC 다이노스는 돈이 없는 팀이 아니라서 웬만하면 양의지를 놓치지 않을 것 같은데, 올해는 두산의 구단주가 양의지를 데려오려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쉽지않은 ..

김민성, 슈퍼 유틸리티

야구라는 중독 야구라는 놀이는 한번 빠져들고 나면 쉽게 끊기가 힘듭니다. 국가대표팀 경기만 보는 사람들은 몇 년에 한 번 야구를 보고 이러쿵저러쿵하겠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보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 경기를 더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야구팬들입니다. 1년에 144게임을 하는 야구 경기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는데, 그래서 야구팬들이 정말 싫어하는 요일은 월요일, 비 오는 요일이고 싫어하는 달은 야구 안 하는 달입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길고 긴 야구 한 시즌을 아무런 부상 없이 무탈하게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무려 6~7개월 동안 144게임을 해서 가장 많은 승수를 챙기는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하는데, 올해 1위 팀인 엘지 트윈스도 10경기 중의 4경기는 ..

이정용, 위기의 순간 맞춤옷을 입고 등장하다

이정용,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마치 지금의 ‘나’는 필연의 연속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우연이 겹치고 또 겹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뒤에 자신에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마치 신의 섭리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인간의 착각일 뿐, 다시 말해 내가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우연이 쌓이고 쌓인 것일 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수많은 우연이 필연처럼 느껴지도록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일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악착같이 잡아야 한다. 이정용은 성남고 시절에 투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입학 당시 키가 160이 안돼 감독님이 키가 크면 투수하자고 말렸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

홍창기, LG 트윈스의 돌격대장

홍창기, 현대 야구 흐름에 올라탄 선수, 출루율 대장 오늘날 야구에서 중요한 지표는 바로 출루율(OBP)입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홈런 수가 많은 타자, 타율이 높은 타자가 훌륭했다면(물론 지금도 그렇기는 합니다.) 오늘날은 출루율과 장타율(SLG), 그리고 이것을 합친 OPS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야구는 베이스 4개를 밟고 1점을 뽑는데, 9회가 끝나기 전에 더 많은 점수를 낸 팀이 이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 나가야 점수를 뽑을 확률을 높여 승리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래서 현대 야구에서는 출루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현대 야구의 흐름에 딱 맞는 선수가 바로 홍창기 선수입니다. 홍창기, 드래프트 낙방의 시련을 이겨내다 홍창기는 안산공고 출신으로 2012년 드래프트에서 낙방합니다. 펑펑 울었다는..

문성주,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 해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 해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 해’라는 말을 아십니까? KBO리그의 여러 스카우트와 야구 관계자들이 그렇게 그해 1라운드 선수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야구는 원래 잘하던 사람이 잘 해’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SK 와이번스 외야수 박재상이 이진영 선수가 LG 트윈스로 이적할 때 “형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을 때, 이진영 선수가 “재상아,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야구는 타고난 재능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FA에 성공한 리그 최고급 외야수였던 이진영의 입에서 나왔으니 그럴듯한 말이긴 하지만 조금 얄밉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의 주인공인 이진영은 은퇴 후 인터뷰에서 이 말의 속뜻이 ‘야구..

람보르미니 박해민, 잠실벌 1대장

'돈성'의 변화가 시작된 2015년 ‘돈성’, 삼성 라이온즈의 옛 별명입니다. 2015년에 제일기획이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을 인수하기 전에는 독립 법인으로 삼성 그룹의 계열사였습니다. 그래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돈을 팍팍 썼고, 거의 최근 MLB의 뉴욕 메츠 급으로 선수들을 샀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구단들이 선수 이동에 대해서 많이 꺼렸던 당시에도 삼성은 ‘돈’으로 많은 것을 해결했으므로 ‘돈성’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우승은 쉽지 않았고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는 말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던 우승도 2002년에 해결이 되면서 ‘돈성’의 시대는 꽤 오래오래 유지됩니다. 김응용, 선동열, 류중일로 이어지는 2001년부터 2015년의 15년 동안 9번의 정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