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로 가는 길

문성주,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 해

철투쌤 2023. 10. 1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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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 해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 해라는 말을 아십니까? KBO리그의 여러 스카우트와 야구 관계자들이 그렇게 그해 1라운드 선수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야구는 원래 잘하던 사람이 잘 해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SK 와이번스 외야수 박재상이 이진영 선수가 LG 트윈스로 이적할 때 형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을 때, 이진영 선수가 재상아,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야구는 타고난 재능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FA에 성공한 리그 최고급 외야수였던 이진영의 입에서 나왔으니 그럴듯한 말이긴 하지만 조금 얄밉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의 주인공인 이진영은 은퇴 후 인터뷰에서 이 말의 속뜻이 야구를 잘하는 사람이 잘하지만 그걸 이겨내기 위해선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경쟁자들을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야구는 분명 재능이 중요한 종목입니다. 하지만 그 재능만으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습니다. 또 재능은 좀 덜 하지만 기회를 잡는 수많은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그 선수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문성주 선수입니다.

2차 10라운드 전체 97순위의 기적, 순위는 실력 순이 아니다

문성주 선수는 경북고와 강릉영동대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10라운드에서 LG에 지명되었습니다. 10개 팀이 10명 정도씩 뽑는 신인드래프트에서 그야말로 막차를 탄 셈입니다. 문성주는 전체 97순위로 이 정도 순번에서 뽑히면 거의 이름을 알릴 기회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이 동네의 순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음 시즌이 시작된 후 문성주는 퓨처스리그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출발했고, 여름에 1군도 경험하고 U-23 야구 월드컵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문성주 앞에 뽑힌 많은 선수와 그 이전 연도에 뽑힌 선수들도 있었을 텐데, 그들 모두를 이겨내고, 97순위 문성주가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다녀온 것입니다. 문성주는 그해 퓨처스리그에서 101안타와 타율 35푼을 기록한 뒤에 조용히 군에 입대했고, 또 조용히 제대하고 팀에 합류했습니다.

 

문성주 제대 후 21~23시즌 기록

 문성주는 제대 후 21시즌 6월 중순까지 퓨처스리그를 폭격하다가 7월 말에 정식선수로 전환되었습니다. 9월에 1군에 등록되었고, 그해 포스트 시즌도 경험했습니다. 매년 그렇지만 엘지의 가을야구는 참 짧게 끝났습니다. 하지만 문성주는 나름 역할을 했습니다

 22시즌에 문성주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간혹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엘지 트윈스는 훈련시설이 좋기로 소문나 있어서 간혹 국내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두각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문성주는 4월 이후에 1군에 나타나 꾸준한 활약을 합니다. 그런데 8월부터 이상 조짐을 보이더니 계속 타율을 깎아 먹었고 최종 성적은 106경기 99안타 6홈런 55득점이었습니다. 그리고 23시즌에 문성주는 136게임에 출장했고 294132안타 77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준수하고 또 준수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풀타임 2년차 신인으로서 이 정도 기록이면 우수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 1개만 추가했다면 2년 연속 3자리 수 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알투베같은 문성주,  LG트윈스 멱살 잡고 우승으로 이끌어라

 김현수 선수가 문성주 빼고는 다 게으르다고 했으니, 성실함은 보장된 것 같습니다. 늦게까지 체력단련실에 있거나, 타격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재능을 뛰어넘는 노력파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문성주를 보면 MLB의 알투베를 보는 것 같습니다. 체구는 작은데 파워는 엄청나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성주가 알투베처럼만 해준다면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문성주 선수는 성실하고 진지하고 무엇보다 파이팅이 넘칩니다. 간혹 말도 안 되는 스윙을 하는 것 같고, 2루 도루에 실 패하면 나라 잃은 표정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파이팅 넘치는 문성주 선수가 더욱더 잘했으면 합니다. 이런 문성주 선수도 못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번트인데, 번트를 진짜 못 댑니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나름 지략가 감독인 데다가 1점의 소중함을 알기에 문성주에게 번트를 그렇게 시킵니다. 그래서 번트 사인이 나올 때마다 문성주 선수는 또 나라 잃은 표정을 하는데, 올해는 그래도 한번은 성공시켰습니다.

 문성주 선수는 전반기에는 거의 4할에 가까운 타율을 보여줍니다. 맞히면 안타입니다. 그런데 후반기로 갈수록 이상하게도 타율을 많이 까먹습니다. 야구는 4월부터 6~7개월 동안 무려 144게임을 진행하고 이중 절반은 이동해야 하므로 보통 체력으로는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문성주 선수는 이제 풀타임 레귤러 2년 차 선수입니다. 내년이 또 어떨지 모르지만, 후반기에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모습은 본인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많은 10라운드 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1~9라운드 선수들이 더 자극받을 수 있도록 문성주 선수가 꼭 KBO에서 살아남아 엘지를 멱살 잡고 우승으로 이끌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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