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밍아웃 7

#6.개장수의 추억, 박현준(부산 트윈스팬 생존기)

개느님의 추억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야구 선수는 죽어서 기록을 남긴다. 간혹 추억만 남기는 선수도 있다.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팬들 가슴에 크레이터급 배신감만 남기고 떠난 개장수, 개느님 박현준. 오늘은 그에 관한 애증의 썰을 풀어보고 싶다. (이 글은 2021년도 8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개느님의 프로 입문 박현준은 2009년 SK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사이드암에 150Km을 던지는 유망주라 기대가 컸지만(150Km하는 순간 감이 오지 않나? 제구가 안 된다.) 2009년 시즌은 2군에서는 양민학살을 하다가도 1군에서는 볼볼볼질 하는 전형적인 한국형 AAAA선수(1.5군). 2010시즌도 초반엔 빌빌거리다가 5월에 SK팬들을 (잠깐)놀라게 한 뒤 7월에 동수옹, 난세영웅, K로드, 이재영 ..

엘밍아웃 2023.12.10

#5.아픈 손가락, 김상사

피꺼솟, 김상현 하기는 김상사 김상현하면 피꺼솟이지. 암흑기 엘지팬 중에 김상현을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고, 수많은 선수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이 비좁은 리그에서 멀리서, 뒤늦게나마 그를 위한 글을 쓰고 있는 친구가 있는 그는 행복한(?) 선수가 아닐까나. 김상현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용병으로 불렸다. 외모가 라틴계라서 그의 별병은 곤조, 곤잘레스, 김곤조 혹은 약물 사용을 주장하는 일부는 약곤조라고 부르고, 기아팬들은 (엘지에서 돌아온) 김상사라고 부른다. 나는 곤조보다 김상사가 입에 붙어서 그냥 그렇게 부른다. 김상현은 누구인가 김상현은 군산상고 출신으로 기아(당시 해태)에 2차 6라운드로 입단한다. 입단 후 별 성적 없다가 2002년 7월 말 경기에서 딱! 하고 야생마(이상훈)에게 동점..

엘밍아웃 2023.12.07

#4.페타신의 강림(부산 트윈스팬 생존기)

거포가 부족한 팀컬러 엘지는 옛날부터 거포가 부족한 동네다. 맨날 똑딱이들만 모여서 똑딱똑딱하다가 역전까지는 못하고 주저앉기를 반복하는 팀이다. 연속 안타를 치고 역전하는 신바람 엘지는 말이 좋아 신바람이지 프로팀 경기에서 2연속, 3연속 안타가 나오기가 쉽지 않다. 한 게임에 10개 안타가 나오는 게임도 1년에 몇 게임 안 된다. 에이스끼리 맞붙는 게임이라면 3-4안타에서 그치는 경우도 많다. 또 안타를 10개를 치더라도 한 회에 하나 혹은 두 개씩 나눠 칠 경우에는 10안타를 치고도 1점을 못 뽑는 변비게임이 되기도 한다.(풉) 그러니 ‘딱’하는 경쾌한 타구음으로 멀리 안드로메다까지는 아니더라도 홈런선 밖으로 타구를 보낼 거포가 있고 없고는 상대팀 투수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할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엘밍아웃 2023.12.07

#3.왼손 강속구 투수(부산 트윈스팬 생존기)

지옥에서 데려온 왼손 강속구 투수 (*2021년 8월 시점에 작성한 글입니다. ^^;;) 왼손 강속구 투수는(자완 파이어볼러)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말이 있다. 왼손 투수가 부족하고 더구나 빠른 볼을 던지기도 힘든데 왼손에 강속구라니. 대박. (좌투수는 좌타자에 강한 경향이 있는데 한때 엘지에 좌타 똑딱이들만 있던 시절에 다른 팀들은 되도록 엘지에 좌투수를 배치하려고 애를 썼다. 사실 천하의 류현진도 엘지가 없었다면 오늘날 명성을 얻었을지 모르겠다.) 엘지에도 왼손 강속구 유망주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서.승.화. 서승화는 98년 2차 3라운드 지명받고 대학에 진학했다가 2002년 대학 졸업 후에 계약금 5억에 엘지에 입단한다.(입단까지 사연이 길어서 실제로는 10억에 계약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엘밍아웃 2023.12.06

#2.He dropped the ball(부산 트윈스팬 생존기)

그깟 공놀이 야구는 공놀이다. 투수가 던지고 포수가 받고, 간혹 타자가 치고, 세 번을 못 치면 아웃이고 어떻게든 공을 배트로 맞혀서 공이 뜨면 뜬공이고 필드에 구르면 땅볼이다. 이렇게 공이 어떻게든 뜨고 굴러서 필드 안으로 들어가면 플레이가 진행된다. 수비를 진행하는 선수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공을 잡아 1루든, 2루든 혹은 주루선 상이든 주자를 아웃시키려하고, 공격을 진행하는 선수들은 어떻게든 아웃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렇게 저렇게 세 번의 아웃이 기록되면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이런 식으로 총 9회를 진행하면 어느덧 시간은 3시간쯤 지나고(간혹 투수전이 진행되면 2시간 정도 걸리는 희귀한 경기가 생기기도 한다.)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 그러니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는 어떻게든 쳐야 한..

엘밍아웃 2023.12.06

#1.엘밍아웃(부산 트윈스팬 생존기)

엘밍아웃 (이 글은 2021년 여름에 쓴 글입니다. 격세지감, 이 글을 쓰고 딱 2년 만에 우승했습니다.) 그래 ‘엘밍아웃’하자. 하긴 우리 식구들이나 알까. 다들 부산 살면서 야구 좋아하면 ‘롯데팬’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롯데 선수들의 기록이나 성향이라도 알고 있으면 당연히 ‘야구 좀 볼 줄 아는 롯데팬’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죄송하게도 나는 ‘엘지팬’이다. 그런데 내가 엘지팬, 트윈스팬이라고 말하면 또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부산에서 엘지팬이고. (연고지 개념을 안다는 뜻) 하필 엘지팬이고. (엘지가 못한다는 뜻) DTD DTD 신나는 노래. (김재박과 엘지의 연관성을 아는 크보 골수팬이라는 뜻) 엘.지이이?. (피해야 한다) 뭐 그런, 놀라움과 비아냥이 섞인 반응. 그러나 나는 안다. 그들은 내가 ..

엘밍아웃 2023.12.06

김용수, 최초의 마무리

엘지 트윈스의 창단과 우승 엘지 트윈스라는 야구단. 원래는 MBC청룡이라는 팀이었습니다.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할 때, 야구를 워낙 좋아했다고 하는 엘지 그룹의 선대 회장님께서는 야구단 운영을 하고 싶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야구단 창단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프로야구가 초등학생 나이가 될 무렵에 드디어 MBC청룡을 인수하여 엘지 트윈스를 창단합니다. 엘지 사옥이 쌍둥이(트윈) 빌딩이고, 엘지가 전자 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키워서 마스코트가 쌍둥이 로봇이 됩니다. 그래서 팀명도 엘지 트윈스가 됩니다. 당시 KBO리그 마스코트들이 대체로 동물의 왕국에 웬 거인이 하나 있는 형국이었는데, 떡하니 로봇이 그것도 둘이나 나타났고 등장과 동시에 우승을 차지합니다. 클라스는 영원합니다. (89년 기준으로 ..

엘밍아웃 202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