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로 가는 길 26

RTT.정주현-코치가 된 피클맨

정주현, 우승과 함께 은퇴하다 정주현이 은퇴했다. 아직 조금 더 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될 듯 될 듯 터지지 않았던, 정주현은 트윈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진작에 썼어야 하는 글인데, 우승을 하고 나니 사람이 글쓰기에 게을러졌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이제 새해를 맞아 또 열심히 써야겠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대상은 정주현이다. 정주현은 누구인가 정주현은 2009년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36번으로 엘지 트윈스에 지명되었다. 2차 지명이 9라운드까지 진행되었고 6라운드에 유희관이, 7라운드에 문선재, 오정복, 김진형 등이 기억나는 이름이고, 다른 선수들은 1군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 거의 끝자리라고 봐야할 것이다. 5라운드에는 김지수, 정수빈, 여건욱 ..

김기연,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포수 포지션의 어려움 KBO리그는 10개 팀이 있고, 당연히 주전 포수는 팀당 1명이니 KBO주전 포수는 10명입니다. 그런데 포수 10명으로 1년 144게임에 9이닝씩 모든 게임을 뛴다면, 그 포수는 아마 죽고 싶을 것 같습니다. 다른 어떤 포지션이 힘들지 않을까만 포수만큼 피곤한 포지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포수는 끊임없이 상대 타자를 관찰해야 하고 상대 타자와 트래시 토킹도 해야 하고 그날그날 심판 성향도 파악해야 하며, 투수를 리드해야 하고, 도루 저지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해 투수가 3구 3진으로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고 하면, 다른 야수들은 그냥 모두 제자리를 지키고 포수만 100개 가까운 투수의 투구를 받고 던지고 한 것입니다. 그러니 실제 상황에서는 얼마나 힘들까..

허도환, 저니맨이자 백업 포수이며 반지 수집가

엘지의 포수될 자, 누구인가 김동수, 조인성 이후에 엘지는 제대로 성장한 포수가 없었다. 마치 롯데 자이언츠가 돈 좀 아끼려다가 강민호라는 국대 포수를 보낸 뒤로,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듯이, 엘지도 조인성 이후에 유강남이 등장할 때까지 포수 포지션은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조인성 이후, 이 자리를 지나간 이들을 보자. 우선 윤마린 윤요섭, 다음으로 삼성에서 떠나온 현포 현재윤, 이들은 나름 공격형 포수인데, 그렇다고 리그 탑급 포수는 아니었다.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리고 조윤준, 김재성은 나름 열심히 키워보려 했으나 성장하지 못했고, 이때부터 백업 포수는 외부에서 데려오려고 했던 것 같다. 주전 포수에, 경험 많은 백업 포수, 그리고 신인 포수. 이런 조합에서 최근에는 22시즌에는 김기연이 ..

고우석, 트윈스의 클로저

요기 베라의 명언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양키스 전설의 포수 요기 베라의 이 말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 2023년 한국시리즈 3차전을 보았다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다가 경기를 마무리하러 올라온 마무리들이 양팀 모두 난조를 보이면서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극장전으로 진행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1루수 문보경이 땅에 공을 집어던지는 플레이나, 이정용이 검지를 쭉 벋어 ‘봤지, 봤지, 이게 나야’하는 듯한 제스처를 했다. 그만큼 치열했던 경기였다.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야구 경기에서 팀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9회에 올라와 경기를 끝내야 하는 마무리 선수들, 어떻게 생각하면 3명의 타자를 잡는 것이 그렇게 어렵나 싶은데, 진짜 어려운 모양이다. 타자..

오지환, 오지환상적인 타격

한국시리즈 3차전, 케네디 스코어 이런 게임이 있습니꽈아아. 일 한다고 못 보고, 일 끝나고도 질까 봐 조마조마해서 못 보고, 지하철에 오면서 아는 ㅇㅇㅇ선생님의 문자 중계로만 상황을 전달받는데, 어찌나 가슴이 떨리는지, 직관하러 갔던 팬들은 진짜, 천당과 지옥을 열 번은 왔다갔다 했을 것 같습니다. 집에 도착해서야 마음을 가라앉히고 네이버를 열어서 중계를 보았습니다. 12분짜리 하이라이트인데, 야구를 보면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생기더군요. 조금 흔들린다 싶으니 바로 교체해버리는 감독, 불펜이 올라와서 막았는데, 실책성 플레이로 점수를 줘야하는 상황,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선수들 실책이 좀 많아 보였습니다. 불펜 투수들을 대거 투입해서 진화를 했지만, 마무리가 올라와서 불을 지르고, 이..

이상영, 미완의 좌완

선발투수가 된다는 것 KBO리그에서 선발투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다소 아쉬운 선수들이 있습니다. 엘지에서 애지중지 키웠던 제주고 출신 1픽, 임지섭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완 강속구 투수라 기대가 컸는데, 고질적인 제구 불안 때문에 진짜 연습만 하다가 은퇴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2군에서 잘 던져도 1군에서는 배팅볼 투수가 되기도 하고, 2군에서 매덕스 놀이를 해도 1군에서는 볼질만 남발하는 투수가 되기도 합니다. 비좁은 리그지만 그래도 1군은 1군이라 진입장벽은 물론, 생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10년 연속 150이닝 이상 던졌다는 양현종 같은 선수는 대단한 선수임은 틀림없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서두가 긴 이유는 오늘 주인공이 팀에서 기대하며 뽑은 선수인데 아직 1군에서 적응..

임찬규, 성공한 덕후의 FA큰 그림 #1

임찬규, 3차전 선발의 중요성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2023년의 11월, 저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경기도 보지 않고, 이기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보면 질까 봐, 머니볼의 브래드 피트도 아니면서, 혹시라도 질까 봐 너무 오랜만에 온 기회를 놓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을 진정할 수 없습니다. 한국시리즈 첫 번째 경기는 동점 상황에 올라온 마무리가 털리면서 게임을 내줬고, 오늘은 시작부터 우승청부사로 데려온 최원태가 털리면서 경기 중반까지 끌려가는 모양새입니다. 결국 이겼으면 싶은데, 불안한 마음을 달랠 길 없고, 이제 하루 쉬고 나면 4차전인데, 4차전 카드는 임찬규가 아니겠습니까. 임찬규는 물론이고, 여차하면 김윤식도 나와서 던져야 할 판입니다. 오늘은 그래도 최원태가 내려간 이후에 이정용이 깔끔하..

문보경, 갑자기 나타난 보물

트윈스의 3루수 엘지 트윈스의 3루수는 누구인가? 기억나는 3루수는 송구홍 선수, 이렇게 말하면 내가 너무 나이 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엘지 3루수는 송구홍만 기억납니다. 이 어려운 자리를 지나간 수많은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옆집에서 포텐을 터트린 양석환이 최근 인물이고, 그 이전에는 유틸리티로 활약하는 김민성이 있고, 또 이전에는 정성훈, 히메네스, 김상현, 이종열, 한대화, 그리고 김선진 선수 등이 있었습니다. 와! 이 포지션 추억 돋는구나. 방금 언급한 선수들은 모두들 엘지에서 포텐을 터트렸다기보다는 다른 팀에서 포텐을 터트리고 엘지로 왔거나 엘지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다른 팀에 가서 포텐을 터트린 경우입니다. 바로 이런 자리가 엘지 3루수 자리입니다. 엘지 3루수 출신이 선수로서 가장 성공한 이는 ..

켈리, 잊힌 유망주에서 잠실 예수로

켈리, 유틸리티 김민성을 '슈퍼 유틸리티'라고 했더니, 딱 그 ‘유틸리티’라는 말 때문인지, 김하성이 MLB에서 ‘유틸리티’ 부분 골드글러브를 받자, 어떤 손님이 이 김민성의 글을 읽으러 들어오셨습니다. 본의가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낚으려고 낚은 것은 아니란 말씀을 드립니다. ‘켈리’, 지난주에 MLB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의 실질적 에이스로 던졌던 머렐 켈리가 아닙니다. 손석구가 광고하는 맥주 켈리도 아닙니다. 엘지에서 무려 5년을 뛰고 있는 케이시 켈리입니다. 이런 저런 성씨로서 켈리는 많은데, 그 뜻은 ‘전쟁의 자손’이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이런 수많은 ‘켈리’ 중에서 이제 한국시리즈 엘지 트윈스 1선발을 맡을 케이시 켈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켈리, 케이시 켈리는 누구인가 케이시..

플럿코, 떠나는 선수는 잡지 않는다

엘지의 외국인 투수 엘지 트윈스는 예로부터 외국인 선수들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투수는 그럭저럭 던졌으니 앞의 문장은 바로 의미를 잃었습니다. 엘지에도 괜찮은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선수는 주키치, 옥스프링, 리즈, 헨리 소사, 타일러 윌슨 등입니다. 이들 선수들은 리그 평균 이상을 기록했고, 결과적으로 돈값을 한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왜 뭔가 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엘지에는 엔씨의 페디나 두산의 리오스, 기아의 헥터같이 미친 듯이 리그를 씹어먹는 투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다른 팀에서는 켈리, 플럿코를 데리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손흥민을 데리고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어서 졌다는 말을 했던 슈틸리케 감독과 다를 것이 없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