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로 가는 길 26

최동환, 2군 선동열이자 가비지타임 투수

최동환, 소금 같은 선수 이 글을 쓰는 저는 경상남도 남해군 출신입니다. 지역 연고 야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그런데 저는 연고 개념을 모르고 프로야구를 보기 시작하는 바람에 서울 연고 팀 엘지 트윈스 팬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롯데가 우승하는 바람에 잠깐 롯데를 응원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제가 응원하는 팀은 늘 엘지였습니다. 롯데가 암흑기의 비밀번호를 만들 때, 그 옆에서 엘지도 10년 가까이 포스트 시즌에 못 나가는 암흑기를 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늘 엘지 팬이었고, 마산을 연고 지역으로 한 엔씨가 창단했을 때는 유니폼도 샀지만 결국 엘지 팬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프로야구는 하루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게임이 팀과 팬의 역사가 되고, 좋았던 일, 좋지 않았던 일을 이야기하..

백승현, 호주에서 투수로 태어나다

백승현, 은퇴 압박에 놓이다 사실 야구는 결과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하루하루의 결과가 중요하지만, 정규 시즌에서는 “야구 오늘만 할 것도 아니고.” 같은 말이 통합니다. 하루 이틀 반짝하는 선수들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긴 시즌을 꾸준히 잘 해주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간혹 반짝하고 사라질 것 같았던 선수가 자주 반짝거리다가 한 시즌을 살아남고, 또 다음 시즌도 살아남았다면, 심지어 이제는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는 정말 살아남은 것입니다. 우리가 TV에서 보았던 이대호, 양현종, 김광현, 류현진 같은 선수들은 A급 선수 중에서도 A급인 선수들입니다. 요즘에는 프로야구보다 예능 야구가 더 재밌다고 하는데, 다들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을 본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이..

정우영, 정우영 중 정우영

누가 최고의 정우영인가 현시점에서 최고의 ‘정우영’은 분데스리가 VfB 슈투트가르트 소속 축구선수 정우영입니다. 운동 선수가 많은 ‘정우영’이들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축구도 야구도 모두 금메달을 따면서 ‘정우영’끼리 만나서 서로 격려한 것이 기사화되었습니다. 축구선수 중에서 더 유명했던 ‘정우영’은 89년생으로 국가대표팀 수비수로 오래 활약했고, 현재는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석유자본을 벌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놀라운 ‘정우영’은 스포츠 아나운서 정우영인데, 갖은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중계 중에 특정 선수가 누구와 닮았는가로 해설위원과 감정 대립하는 내용이 중계되기도 했고, 중계 문제로 축구 팬들의 비난을 받았고, 중계하는 농구 경기의 ‘룰’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농구 팬들에게 비아냥을 ..

함덕주, 부활하는 자

함덕주, 부활하자 사실 함덕주를 데리고 올 때, 선발투수로 활용한다고 하기에, 함덕주가 원래 선발자원이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특별히 길게 던진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역시 야구 보는 눈들이 있으신 분들은 다른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함덕주의 트레이드 상대가 양석환일 때는 좀 아쉬웠습니다. 양석환은 팀에서 나름으로 열심히 키우고 있던 선수였고, 군대에도 다녀왔고 두 자릿수 홈런도 친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수를 보낸다는 것이 다소 아쉬웠고 결과론으로 보자면 이 트레이드는 대실수에 해당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팀에서 양석환이라는 선수에게 고정적인 자리를 주지 못했는데, 그것을 이겨내고 옆집으로 가서 성장한 양석환이 곧 다가올 FA에서 대박을 터뜨렸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기아나 삼성으로 가지 않..

신인 투수의 등장, 이민호와 김윤식

선발 투수가 귀한 KBO리그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를 키우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여러 구종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체력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5회를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KBO리그는 10개 팀이 운영되는데 팀마다 2명씩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투수로 쓰고 있습니다. 이들 외국인 선발투수 대부분은 마이너리그에서 두각을 보였는데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대체로 10억 안팎의 돈을 받고 KBO리그에 오고 이들의 성공 여부가 소속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한국인 선수는 선발투수 자리가 결국 3자리 정도만 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세 자리도 차지하고 꾸준히 던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그 자리를 차지하고 꾸준히 던..

오스틴, 파이팅을 부르는 텍사스 사나이

잠실 오씨 오스틴 '잠실 오 씨'로 불리는 오스틴은 엘지 트윈스의 23시즌 외국인 타자입니다. 첫인상은 좀 그랬는데, 파이팅 넘치고 한 번씩 큰 것도 날려주는 무엇보다 꾸준한 외국인 선수입니다. 한동안 엘지 트윈스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선수입니다. 그럼 지난 몇 년간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볼까요? 엘지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는 잔혹사를 볼 것도 없이 늘 잔혹했다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옆집 두산과 똑같은 구장을 쓰는 데에도 불구하고 옆집에서는 잘 나오는 홈런타자가 신기하게도 엘지에는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또 엘지에서 공들여 키운 홈런타자들은 다른 팀으로 가거나 옆집으로 가면 또 빵빵 터졌습니다. 그러니 이것 무슨 팀과 홈런타자의 상성이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외국인 선수에서도 ..

유영찬과 박명근, 불펜의 구세주

불펜의 구세주 등장하다 23년의 엘지 트윈스 불펜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렇습니다. 지난 4년간 정말 잘 해왔던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 이들이 있었으니 리그 최강 불펜의 위용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비시즌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빈틈이 없을 것 같았던 불펜은 정규시즌 시작과 동시에 박살이 났습니다. 고우석은 WBC에서 한 게임도 던지지 못하고 몸져누웠고,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줄 알았더니 또 부상으로 쉬게 되었습니다. 정우영은 또다시 투구폼을 교정하러 갔고, 왕년에 이대형 선수가 타격자세 고치듯 정우영은 투구폼을 고쳐가면서 구속도 잃고 공의 운동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정용, 불펜 이정용은 맛이 갔는지 더는 위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것은 공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더 커 보였..

박동원, 홈런 치는 참치

포수 대이동의 시즌 2022시즌이 끝나고 KBO리그에서는 역대급 포수 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리그 탑 1, 2, 3, 4위 포수가 동시에 FA가 되면서 선수 가치는 천정부지가 되었고, 이들 포수를 보유한 팀은 이들과 계약할 것인지,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참전할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저는 엘지 팬이라 엘지 트윈스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사심이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2023시즌 전 포수 1순위는 양의지입니다. 수비, 투수 리드, 타격까지 갖춘 그의 이동은 올 한해 판도를 바꿀 만한 대 사건입니다. NC 다이노스는 돈이 없는 팀이 아니라서 웬만하면 양의지를 놓치지 않을 것 같은데, 올해는 두산의 구단주가 양의지를 데려오려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여 쉽지않은 ..

김민성, 슈퍼 유틸리티

야구라는 중독 야구라는 놀이는 한번 빠져들고 나면 쉽게 끊기가 힘듭니다. 국가대표팀 경기만 보는 사람들은 몇 년에 한 번 야구를 보고 이러쿵저러쿵하겠지만, 국가대표팀 경기보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 경기를 더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야구팬들입니다. 1년에 144게임을 하는 야구 경기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는데, 그래서 야구팬들이 정말 싫어하는 요일은 월요일, 비 오는 요일이고 싫어하는 달은 야구 안 하는 달입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길고 긴 야구 한 시즌을 아무런 부상 없이 무탈하게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무려 6~7개월 동안 144게임을 해서 가장 많은 승수를 챙기는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하는데, 올해 1위 팀인 엘지 트윈스도 10경기 중의 4경기는 ..

이정용, 위기의 순간 맞춤옷을 입고 등장하다

이정용,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마치 지금의 ‘나’는 필연의 연속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우연이 겹치고 또 겹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뒤에 자신에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마치 신의 섭리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인간의 착각일 뿐, 다시 말해 내가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우연이 쌓이고 쌓인 것일 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수많은 우연이 필연처럼 느껴지도록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일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악착같이 잡아야 한다. 이정용은 성남고 시절에 투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입학 당시 키가 160이 안돼 감독님이 키가 크면 투수하자고 말렸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